코로나 확진 후기
올해 초 오미크론의 확산 이후 잠잠하던 코로나가 지난 여름 7~8월 다시 확산했습니다.
9월이 들어서 코로나의 확산 기세는 한 풀 꺾인 모습인데요.
제 주변에도 그간 감염을 잘 피하다가 뒤늦게서야 코로나에 걸린 분들,
한 번 걸렸는데 재감염된 분들이 속속 나왔습니다.
저는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가 한창 창궐하던 3월 끝자락에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저의 경험을 기록하고 나누고자 합니다.
- 백신 접종 : 3차까지 완료 상태 (2월 24일 3차 백신 접종 완료)
- 증상 발현 시작일 : 3월 18일 (금)
- 코로나 확진일 : 3월 22일 (화)
- 코로나 확진 후 격리 기간 : 3월 22일(화) ~ 3월 28일(월)
- 코로나 증상 : (초기) 인후통 → (중기) 인후통, 무력감, 오한 → (확진 직전/후) 무력감, 오한, 발열, 기침
코로나 확진 전
3월은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 확산되어 확진자가 폭증했던 시기입니다.
당시 회사 저희 부서에서도 이미 10명 중 7명이 확진된 상태였습니다.
3월 26~27일에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했던 저는 확진되기 일주일 전부터 개인 방역에 특히 신경을 썼습니다.
따로 개인 약속도 잡지 않고 집-회사-집-회사의 단순한 이동 루틴을 반복했고, 여행 전 주말인 19~20일에는 집에만 박혀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순환 재택근무 제도를 운영해 목요일, 금요일은 재택 근무를 했기 때문에 회사에 나가는 월, 화, 수요일만 잘 조심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회사에 출근했던 3월 14~16일의 제 루틴입니다.
- 개인 약속 없이 집-회사만 오고 감.
- 3월 14일 월요일 : 업무가 많아 점심 거르고(ㅠ) 사무실에서 일만 하다 퇴근
- 3월 15일 화요일 : 회사 동기 2명과 점심 식사 (동기 한 명은 2월 말에 확진, 다른 한 명은 1주일 전 확진)
- 3월 16일 수요일 : 또다른 회사 동기 1명과 점심 식사 (코로나 미감염)
증상의 발현 : 3월 18일 금요일
3월 17일 목요일부터는 재택근무에 들어갔습니다.
월, 화, 수를 무탈히 보내고 재택근무에 돌입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안도했던 때입니다.
하지만 방심하던 순간 코로나는 이미 저 몸의 면역체계를 뚫고 들어와 있었습니다.
3월 18일 금요일, 재택근무를 마치고 저녁때부터 목이 살짝 칼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초봄 건조한 시기였던 때라, 저는 계절 변화로 인한 목의 건조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3월 18일 금요일 : (당시에는 코로나라 느끼지 못했던) 목이 건조한 느낌 증상
목감기일 거라 생각했던 시기 : 8월 19일 토요일 ~ 8월 20일 월요일
8월 19일~20일은 친구들과 여행을 갔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금요일부터 목이 살짝 건조한 증상이 있었기에 금요일 밤과 토요일 아침 두 번에 걸쳐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해봤으나 둘 모두 선명한 한 줄. 단순한 봄철 건조증상이라고 생각하고 기차역에서 목감기 약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여행 출발!
지금 당시를 되돌려 생각하면, 이 시기의 증상이 정말 애매모호했습니다.
목이 건조하고 칼칼한 증상이 점점 심해지다가도,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음식을 먹을 때는 괜찮아졌거든요.
코로나에 걸렸던 지인들로부터 들은 증상 후기로는 일단 목소리가 몹시 걸걸해지며, 통증이 나아지질 않고, 점점 열이 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목소리 변화가 없었고, ▶말을 하거나 밥을 먹으면 통증 완화, ▶열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때문에 친구들이 저보고 '너는 코로나에 걸린게 아니라, 상상 코로나에 걸린 것이다'라고 일침...
대량의 음식을 먹어치우고 밤늦게까지 상상 코로나 환자로서 수다를 하다 잠들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잠을 잘 못자는 탓에 수면유도제를 먹고 잠이 들었었는데요,
새벽쯤 목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깼습니다. 목이 엄청 건조하고, 칼로 긁는 것 같은 느낌.
이제와 생각해보면 이것이 아주 확실한 코로나 증상이었습니다.
고통에 무딘 탓인지, 수면유도제 탓인지 저는 자다 깨서 목감기 약을 먹고 생수를 벌컥벌컥 드링킹하고 다시 잤습니다.
다음날인 일요일엔 오전 시간 간단히 카페에 있다가 오후 기차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파이팅이 넘쳤던 토요일과는 달리 저는 일요일에 병든 닭 모드였는데요.
무기력하고 잠이 쏟아졌습니다. 카페에 있다가 친구들이 마사지를 받으러 가자고 했지만,
저는 기차역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기차역 의자에서 햇빛을 받으며 꾸벅꾸벅 낮잠.
이때는 수면유도제 약기운 때문인 줄 알았는데, 아마도 코로나 증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후 일요일 오후 집으로 돌아와 씻고 숙면모드.
* 3월 19일 토요일 : 목이 건조했지만 말을 하거나 밥을 먹으면 통증X, 상상 코로나 걸렸다고 놀림 받음
* 3월 20일 일요일 : 새벽에 목 통증이 심해짐, 하루종일 무기력+졸음 (수면유도제 영향인 줄로 오해)
코로나 의심 : 3월 21일 월요일
일요일 목감기 약을 먹고 일찍 잠들었던 저는 월요일에 일어나면 몸이 회복되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왠걸, 푹 자고 일어났는데도 침대에서 일어서자마자 몸이 매우 무거운 느낌.
목의 건조함과 통증도 나아지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출근 전 자가진단키트를 검사했으나 여전히 선명한 한 줄.
'흠... 역시 상상 코로나인가. 그냥 몸살인가.' 하고 출근했습니다. (좀비가 되어도 출근한다는 K-직장인)
여기서 정말 신기한 점은, 천근만근 같던 몸이 출근 이후에 괜찮아졌다는 겁니다.
출근길에는 몸이 너무 무겁고 축축 쳐지고, 약간의 오한기운도 있어서 다시 코로나를 의심했었는데요.
출근해 바쁜 월요일 업무를 처리하면서 축축 쳐지는 느낌이 사라지고, 목 통증도 좀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가 아니라 단순 몸살일 거라고 생각했던...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냥 월요일 업무를 다 처리하겠다는 직장인의 투철한 머슴 정신이었던 듯.
이날 하루 종일 고통도 사라질 정도로 업무에 몰입하고 퇴근할때 쯤 되니 본격적인 증상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업무를 마무리하고 긴장이 풀려서 일까요, 갑자기 다시 오한이 일고 몸이 축축 쳐지는 느낌.
옆자리 과장님이 안색이 갑자기 안좋아졌다며 얼른 퇴근하라고 해서, 6시가 되자마자 퇴근했습니다.
집에 와서 혹시나 하고 자가진단키트를 했는데 역시나 한 줄.
'역시나... 감기인건가!' 하고 약을 먹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 3월 21일 월요일 : 낮 동안에 일하느라 정신 없어서 다소 멀쩡, 퇴근즈음부터 무기력+오한
코로나 확진 : 3월 22일 화요일
월요일에 약을 먹고 '내일이면 낫겠지'하는 마음으로 누웠는데요.
새벽부터 기침이 시작되었습니다.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천근만근하고 머리가 핑하고 도는 느낌.
월요일보다 몸이 더 축축 쳐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열이 나기 시작해 어지러운 느낌이 든 듯.
본능적으로 '코로나다!'하는 느낌이 팍 들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오전 7시에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해보니 드디어 선명한 두 줄이 떴습니다.
회사 인사팀에 자가진단 결과를 알리고, 병원이 문을 여는 10시까지 기다렸습니다.
발열로 인한 어지러움, 무기력, 오한, 기침 증상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 검사를 위해 병원에 갈 때는 거의 좀비모드.
이전에는 하지 않던 기침이 짧은 시간에 몹시 심해져 참기 어려운 지경이었습니다.
첫번째 병원에 도착하자 대기인원이 너무 많아 기다릴 수가 없어, 5분 거리의 다른 병원으로 이동.
두번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코로나 확진자 수가 몹시 급증하던 때라,
병원 대기실에는 저같은 반좀비상태의 예비 코로나 환자들이 저마다 쿨럭쿨럭
코로나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바로 확진 판정.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때부터 격리 시작. 병원에서 돌아오니 이상하게 열이 내리고 잠깐 몸이 괜찮아졌는데요.
약을 먹기 위해 점심을 먹고나니 다시 급속도로 코로나 증상이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열, 오한, 기침이 확진 판정 이후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이러나 홀로 변사체로 발견되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열로 흐들한 가운데 쿠팡으로 체온계를 주문하고,
약을 먹고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이때 회사에서 업무 연락이 왔는데 몹시 상태가 좋지 않은 저의 목소리를 듣고는, 상대쪽에서 먼저 미안하다고 하고 통화를 끊었 ;;
2시간쯤 자고 일어났습니다.
약을 먹고 두 시간 자고 일어나니 놀라리만치 몸이 멀쩡해졌습니다.
기침 증상만 있을 뿐, 고열과 오한, 무기력 증상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아 약기운이 있을 때만 이러는건가'하는 생각에, 멀쩡할 때 일을 해둬야 겠다 싶어서
격리로 인한 코로나 휴가임에도 불구하고 원격으로 업무처리;
약기운으로 몸이 괜찮을 때 바짝 일해야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저의 코로나 고통은 이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로 열도 없고 모든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다음날 주문한 체온계가 도착했을 때 몹시 멀쩡한 상태라 반품을 심각하게 고민 ㅋㅋㅋ
* 3월 22일 화요일 : 오전까지 발열, 오한, 두통, 기침 증상 최고조. 확진 판정 이후 약을 먹고 오후부터는 회복.
격리 기간 및 격리 해제 이후
코로나 확진을 받은 화요일 오전에만 극강의 고통을 경험한 후, 이후 일주일간의 격리 기간 동안에는 확진받은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통증이 없고 컨디션이 회복되었습니다. 코로나 증상이라고는 월요일 밤부터 시작된 기침 뿐이었습니다.
따지고보면 저는 3월 18일 금요일부터 3월 22일 화요일까지 5일간 크고 작은 증상을 다 겪고, 이후부터는 거의 회복된 것 같습니다. 코로나에 확진되었던 다른 지인들을 보면 확진 전부터 격리 기간 동안 엄청 아팠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에 비하면 저는 크게 아프지 않고 비교적 무탈히 넘긴 편입니다. 때문에 격리 기간 회사에서 업무 연락이 올때마다 살짝 아픈 척을 해야 했던... 일주일의 격리 기간동안 코로나로 아픈 것 없이 긴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워낙 집에 있는 걸 좋아해 그간 보고 싶었던 넷플릭스, 유튜브 다 보고 빈둥의 최대치를 찍었)
내가 겪은 코로나 후유증
코로나에 감염된 것 치고는 큰 고통 없이 격리 기간을 보냈지만, 기침은 꽤나 오래 갔습니다.
확진 전날인 월요일부터 시작된 기침은 격리기간 1주일을 다 채우고도 계속 되어 이후로도 2주는 더 증상이 지속되었습니다. 가래를 동반한 매우 심한 기침으로 약을 먹어도 전혀 완화되지 않았습니다. 이러다 복근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한 기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신기한 것이 정확히 기침을 하고 3주가 지나자, 아무리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던 기침이 딱 끊겼습니다. (맺고 끊음이 분명한 나의 코로나 증상)
기침 외의 코로나 후유증으로는 한동안 잠이 많아진 것?
저는 수면장애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잠에 쉽게 들지 못하며, 잠을 자도 깊게 자지 못하고 중간에 깨는 일이 많고, 6시간 이상 길게 자지 못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감염 이후로는 한동안 오후 10시 반이 되면 잠들고, 7시간 숙면 후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7시간은 통상 일반인의 보통 수면시간이겠지만 저로서는 꽤 길게 자게 된 것인데요. 이쯤되면 코로나 후유증이라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
코로나에 감염되었지만 참 다행스러웠던 일은, 저와 함께 식사를 했거나 여행했던 사람들에게 코로나가 옮아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확진 전 점심 식사를 했던 동기와 주말 여행을 함께한 친구들 모두 저의 확진 소식을 듣고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이었습니다.
또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저의 코로나 증상이 경미한 선에서 그쳤고, 기침 후유증도 크게 발전하거나 오래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증상이 천차만별이라 알려진 코로나인데, 저는 별탈없이 넘긴 편이었습니다.
최근 '또로나'라고 하며 코로나 재감염 사례가 많아지는데, 모두 조심하시고 무탈히 감염을 피하시길 바랍니다.
이상 저의 코로나 감염 후기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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