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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또의 슬기로운 생활/궁금한 것들

도쿄 올림픽 개막식 망한 이유와 일본 총리

by 지또_ 2022.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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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개막식 망한 이유와 일본 총리

 

 

출처 : KBSN스포츠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 

폐막식에서 차기 올림픽 개최지인 일본 도쿄는 도쿄올림픽 홍보에 10분가량을 할당받았다. 

 

 

 

 

 

차기 올림픽 개최지 도쿄에 대한 홍보영상에서는 일본 스포츠 선수들과 일본의 대표적인 만화와 게임 캐릭터인 도라에몽, 헬로키티, 팩맨, 슈퍼마리오 등이 등장했다. 그간 일본이 자국을 소개할 때 벚꽃과 기모노 등 전통을 강조하던 것을 과감히 생략하고 캐릭터를 활용한 서브 컬쳐적 콘텐츠로 친근하고 유쾌한 홍보 스토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슈퍼마리오로 분장한 아베 신조 총리가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늦지 않게 공을 들로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 리우로 순간이동해 도착했다는 퍼포먼스로 대미를 장식했다.

차기 올림픽 개최지 홍보에 개최국의 정치 수장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언론과 SNS에서는 이 홍보가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출처 : 서울신문

10분 분량의 영상과 등장으로 아베 총리는 일본의 콘텐츠 파워를 홍보하며 차기 올림픽인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 대한 기대를 한껏 올렸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강국 일본의 캐릭터들은 전세계 누구나 최소 하나쯤은 안다. 이 캐릭터들이 등장하기만 해도 도쿄 올림픽 개막식의 성공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임기 중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아베총리는 2020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를 통한 일본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올림픽을 통해 일본의 콘텐츠 수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한 경제적 효과로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살리는 그림을 그린 것이다. (+그리고 4년 후 도쿄 올림픽 개최 시에도 총리로 연임하겠다는 야욕도 은근히 드러냄)

 

 

 

 

 

하지만 도쿄 올림픽은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1년 연기되어 2021년에 개최하게 되었다. 

(리우에서 슈퍼마리오 분장까지 하며 도쿄 올림픽을 홍보하던 아베 총리는 건강상의 이유로 총리직 내려놓고, 올림픽 망삘 스멜을 맡고 ㅌㅌ해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기발하게 등장하였던 도쿄 올림픽 홍보영상과 다르게,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는 슈퍼마리오도, 키티도, 도라에몽도, 피카츄도 없었다.

 

 

 

 

 

출처 : 연합뉴스

평창올림픽에 이미 나왔던 드론쇼와

 

 

 

 

 

기괴한 무용 퍼포먼스와 우스꽝스러운 의상을 입고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 기미가요를 부르는 톱가수. 

주제를 알 수 없는 스토리 없는 개막식의 흐름들...

(이상한 무용 퍼포먼스때 SBS 해설진이 해설하다가 작은 목소리로 '이상해'라고 말하다 걸림. 하지만 모두 공감하는 바였다.)

 

 

 

 

 

출처 : 연합뉴스

그나마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서 유쾌했던 요소는 개막식 후반 올림픽 50여개 종목의 픽토그램을 마임으로 재현한 5분 가량의 픽토그램 쇼였다. 

 

 

 

 

 

아무리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무관중으로 치러진 최초의 올림픽 개막식이라지만, 

시종일관 진중하다 못해 지루하고, 축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연출들이었다. 

기대와 달리 폭망한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 대해 혹평이 쏟아졌다. 

 

"장례식장에 참석한 것 같았다." (영국 언론 폴리틱스 이언 던 편집장) 

"솔직히 우리 모두 졸고 있었다."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

"리허설 같다. 보고 있기 힘들다." (호주 기자)

"큰일났다. 외국도 창피해서 못 가겠다." (일본 영화감동 기타노 타케시)

 

 

 

 

 

이런 용두사미가 있을까. 

홍보는 그 어느때보다 기발하고 멋지게 해놓고서, 정작 본 대회 개막식은 역대급 노잼이 되었다. 

그리고 최근, 도쿄 올림픽 개막식이 왜 망했는지에 대한 전말이 드러났다.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이사였던 일본 스포츠 비즈니스계 거물 다카하시 하루유키가 그간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올림픽 공식 스폰서 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개입한 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다카하시 하루유키는 올림픽 공식 스폰서가 되기 위해 기업이 준 뇌물을 세탁해 정치인 불법 자금으로 사용한 의혹도 있다. 

(다카하시는 도쿄 올림픽 개최 전인 2020년에도 올림픽 위원회에 도쿄 올림픽 유치를 위한 뇌물 쓴 의혹을 받았었다.)

 

 

 

 

 

다카하시 하루유키는 일본의 신사복 기업 아오키 홀딩스로부터 도쿄올림픽 스폰서 계약, 공식 라이선스 상품 제조와 판매 계약 대가로 5100만엔의 뇌물을 받았다. 

또한 일본 출판 대기업인 가도카와 역시 다카하시에 7600만엔 상당의 뇌물을 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서 도쿄 올림픽에 유명 만화, 게임 캐릭터가 나오지 않은 이유가 나온다. 

드래곤볼, 원피스 등 유명 캐릭터의 저작권을 소유한 회사가 가도카와의 경쟁사 슈에이샤, 코단샤 등이기 때문이다. 

 

 

 

 

 

미키코(MIKIKO)와 미야모토 시게루

당초 도쿄올림픽의 개막식 연출가는 2019년 6월 3일 임명된 안무가 출신 미키코(MIKIKO) 였다.

미키코는 이미 2020년 4월에 연출 기획안을 IOC에 제출하였고 호평을 받았다. 

미키코의 연출안에는 '네오 도쿄' 컨셉으로 도쿄의 명소들과 일본 전통문화를 소개하면서도 역동적인 안무가 곁들여져 있었다. 경기 종목 소개는 닌텐도의 대표이사 미야모토 시게루가 감수해, 슈퍼마리오와 헬로키티, 도라에몽, 드래곤볼, 팩맨, 피카츄 등이 등장할 예정이었다. 

 

 

 

 

 

원래 도쿄올림픽 개막식 연출가였던 미키코(MIKIKO) 버젼의 개막식 기획안은 익스트림 무비 홈페이지에 가면 볼 수 있다. 

 

 

익스트림무비 - 물거품이 된 도쿄 올림픽 개막식 원래 기획안....

 

extmovie.com

 

 

 

 

 

출처 : 게티이미지

그러나 2020년 5월, 도쿄 올림픽 개막식 연출가는 미키코에서 돌연 사사키 히로시로 교체되었다. 

교체 과정에서 원래 연출가였던 미키코와 어떤 커뮤니케이션도 없었던 상태였다. 

IOC로부터 이미 호평을 받았던 미키코(MIKIKO)의 연출 기획안은 백지화되었다. 

닌텐도는 이 일로 도쿄올림픽 개막식과 관련한 모든 일에서 손을 떼었다. 

 

 

 

 

 

출처 : 뉴시스

리우올림픽 폐막식 도쿄올림픽 홍보 영상에서 기대를 모았던 닌텐도의 슈퍼마리오와 포켓몬 등 닌텐도 관련 캐릭터가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서 빠지게 된 이유다. 

실제로 치러진 도쿄올림픽 개막식에는 다카하시 하루유키에 뇌물을 공여한 기업과, 이와 개입된 조직위 위원, 정치인들의 입맛대로 이상한 무용과 지루하기 짝이 없는 전통 퍼포먼스들이 들어갔다. 

 

 

 

 

 

변경된 도쿄올림픽 개막식 연출팀 수장 사사키 히로시는 도쿄올림픽 공식 마케팅 에이전시인 덴츠의 CM 제작자 출신이었다.

올림픽 관련 뇌물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다카하시 하루유키 역시 덴츠 전무 출신이다. 

 

 

 

 

 

덴츠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일본 최대의 광고회사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공식 마케팅 에이전시인 덴츠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덴츠는 일본 내에서 '상명하달'의 조직으로 유명한 회사다. 

속된말로 윗선에서 까라면 까야하는 곳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 이사인 다카하시 하루유키는 덴츠 전무 출신의 OB로, 영향력이 매우 큰 인물이었다. 

 

 

 

 

 

출처 : 조선일보

IOC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연출안을 기획한 개막식 연출가가 막판에 급작스럽게 교체된 것, 도쿄올림픽이 기대와는 다르게 폭망이 된 것은 상명하달식으로 올림픽 개막 관련 무지성적으로 개입한 다카하시 하루유키와, 그에게 뇌물을 공여하거나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지원받은 기업과 정치가의 개입 때문이었다.

 

 

 

 

 

도쿄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기 전, 다카하시 하루유키는 아베 신조 당시 총리로부터 도쿄올림픽 유치 지원을 요청받았다. 당시 하루유키는 "과거 올림픽 유치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모두 체포되었다"며 거절했지만, 아베 총리가 이에 대해 "절대 체포되지 않게 하겠다. 반드시 지켜주겠다고 약속한다."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출처 : NHK

그러나 다카하시 하루유키는 지난 9월 6일 도쿄지검 특수부에 뇌물 수수혐의로 체포되었다. 

'체포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던 아베 총리는 죽고 없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죽었더라도 일본 집권당은 여전히 아베가 있던 자민당인데, 어찌 된 일일까?

 

 

 

 

 

카드뉴스 출처 : 다시다 @dasi__da

현재 일본 총리인 기시다 후미오는 아베가 총리인 시절 외무대신을 오래 지냈기에, 한동안 아베의 최측근으로 불려왔다. 

기시다는 자민당 내의 온건파로 21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파의 지원으로 총리에 당선되었다. 

사실 '자유주의파' 기시다는 '강경 우파'인 아베와는 성향이 매우 다르다. 

기시다가 속한 자민당 내 고치카이파는 평화와 동북아 선린을 추구해, 평화 헌법 개정이나 일본의 핵무장 등에 관심이 적다. 경제 측면에서는  '신자본주의'를 강조하며 소득재분배 강화를 추구한다. 

 

 

 

 

 

아베와 자민당 내 아베파의 지원으로 총리에 당선된 기시다는 총리 취임 이후에도 '상왕'인 아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기시다 내각은 조선인 강제 노동이 문제가 되는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요청을 미루려 했으나, 이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는 상왕 아베의 입김 때문에 등재 요청 지연 입장을 철회했다. 

일본이 나홀로 저금리 정책을 '묻지마 고'한 것 역시 무제한 양적완화를 기조로 한 아베노믹스를 계승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아베는 사망했고, 기시다에게 기회가 왔다. 

그러나 아베는 죽었지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강경 우파 '아베파'는 남아있다. 

아베파를 극복하고 기시다가 당내 세력 우위를 점하면 기시다는 더이상 상왕의 눈치 없이 본인의 정치를 밀고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도쿄올림픽 전 조직위원장 모리 요시로 전 총리도 도쿄지금 특수부로부터 올림픽 관련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정치인 수사로 유명하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의 원로이다. 

아베 사망 이후에도 그는 아베파를 대표해 기시다 총리에 각료 추천 등 내각 운영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 전 총리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아베파는 수장 아베에 이어 강력한 실세인 모리도 잃게 된다. 

 

 

 

 

 

도쿄 올림픽 뇌물 수수 게이트를 통해 기시다가 아베의 유령들을 어떻게 내치고, 본인의 색깔을 드러닐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요약>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원래부터 폭망 루트를 탄 건 아니었다.

비리가 들어가면 될 일도 안된다. 

일본의 극심한 파벌정치

 

아베와 반대편이라 기시다가 착해보이는데, 착시현상이다.

기시다는 일본 외무대신일 때 2015년 한일 위안부합의의 장본인이다. 위안부합의 폐기에 매우 부정적이고 강경한 입장이다. 아무리 자민당 내 온건파라도 한일관계에 있어서는 그닥 온건하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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