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또의 슬기로운 생활/궁금한 것들

화학 비료 이야기 Ⅱ

by 지또_ 2022. 10. 12.
반응형

화학 비료 이야기 Ⅱ

 

지난 포스팅에서 인구 증가와 산업혁명 완성의 계기가 된 프리츠 하버의 화학 비료 발명에 대해 다루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이후 화학 비료가 인류 사회에 몰고 온 변화와 현 상황에 대해 알아보겠다. 

 

 

 

 

 

전세계 무기질 비료 사용량 추이 (출처 : 영농자재신문)

농작물의 성장에 필요한 3대 영양소 중 하나인 질소. 

질소가 식물의 뿌리로 흡수되기 위해서는 물에 녹은 암모니아 상태가 되어야 한다. 

자연 상태에서는 번개나 질소고정세균에 의해 연간 500만~1000만 톤의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다.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정립한 하버-보슈법으로 인해 암모니아는 자연 상태 대비 20배 더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2015년에는 연간 1억 4500만 톤의 질소 비료가 공급되었다. 

 

 

 

 

 

1913년 화학 비료의 등장으로 농업 생산량이 증가하게 되었다. 

식량 부족이 해결되자 인구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20세기 초 전 세계 인구는 16억명에 불과했지만, 100년 만에 61억 명으로 늘어났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인구는 77억명에 달한다. 

 

 

 

 

 

출처 : 통계청

화학 비료 이전 시대에는 인간이 먹을 식량도 부족했다. 

그러나 화학 비료 사용 후 농업 생산량이 늘어나자, 가축 사육과 육류 소비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이 1970년 5.2kg이었는데, 2000년 30kg, 2018년 54kg이 되었다. 

50년 만에 육류 소비량이 10배 늘어났다. 

 

 

 

 

세계 육류 생산량 (출처 : Our World in Data)

세계 육류 생산량은 1961년 7000만 톤에서 2020년 3억 5000만 톤으로 5배가 증가했다. 

 

 

 

 

 

육류 1Kg 생산을 위해 필요한 곡물의 양을 사료전환율이라고 한다.

숫자가 높을 수록 1kg의 고기를 얻는 데 필요한 곡물의 양이 더 많음을 뜻한다. 

소의 사료 전환율은 6~10, 돼지는 2.7~5, 닭은 1.7~2이다. 

 

 

 

 

 

전세계 육류 소비량 (출처 : MIT Technology data)

정리하자면. 화학 비료로 농업 생산이 늘어나 도시화가 심화되었고, 산업 발전으로 이전보다 부유해진 사람들은 육류를 더 선호하게 되었다. 곡물 생산량이 늘어나 가축의 사료 공급도 증가했기 때문에 육류 수요 증가에 따라 육류 생산 또한 급격한 증가가 가능하게 되었다. 

결국 화학 비료가 없었다면 이와 같은 육류 생산과 수요의 증가는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전세계 농경지 중 77%가 축산에 사용되는 면적이다. 

사람이 먹을 곡물보다 가축이 먹을 곡물을 위한 농경지가 훨씬 많은 것이다. 

 

 

 

 

 

축산업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 중 14.5%를 차지한다.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45%는 사료를 생산하기 위한 농업에서 (탈질반응),

39%는 가축의 장내 발효(트림과 방귀), 10%는 분뇨처리, 6%는 육류 가공과 운송에서 발생한다. 

 

 

 

 

 

육류 소비 증가로 인해 축산업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되자, 페어 이니셔티브 (FAIRR Initiative)라는 식품 산업 투자자 네트워크 단체는 "소는 새로운 석탄"이라고 주장했다. 

가축 사육이 석탄만큼 온실 가스를 많이 배출한다는 뜻이다. 

 

 

 

 

 

화학 비료의 등장은 전반적인 농업 생산량을 증가시켰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경우 화학 비료가 부족해 아시아, 북부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농업 생산량의 증가가 미미하다. (토양과 기후 등 다른 여건의 차이도 잇겠지만)

아프리카의 비료 사용량은 세계 평균치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북한의 농업생산량(출처 : 국민일보)와 북한 순천인비료공장 (출처 : 연합뉴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북 지원이 진행될 당시, 북한은 우리나라에 식량보다도 비료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북한에는 현대식 비료 공장이 없었고, 비료가 충분히 공급되면 농작물 생산량 효과는 더 크기 때문이었다. 

북한은 2020년 5월 북한 최초의 현대식 비료 공장인 순천인비료공장을 완공하고, 자력으로 식량 생산을 증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세웠다. 

 

 

 

 

하지만 북한의 자력 식량생산은 여전히 능력이 달리는 수준이며, 북한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에 식량과 비료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비료 가격 추이

2022년 초부터 비료 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1년 만에 3배 이상 폭등했다. 

비료 가격 상승의 원인은 

① 중국의 무기질 비료 원자재(요소) 수출 제한

②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비료와 천연가스 공급 감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중국이 무기질 비료 원자재인 요소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중국과 호주의 관계 악화 때문이다. 

(호주가 2020년 4월 중국이 코로나19 발원과 확산 경로에 대해 국제적인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국의 심기를 건드림)

중국은 호주에 대한 보복 조치로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고, 이로 인해 요소 추출에 필요한 석탄 공급이 줄어들자 자국 먼저 챙기기 위해 요소 수출을 제한했다. 

 

 

 

 

 

세계 주요 비료 수출국

비료 가격 상승에 중국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는 중국 다음가는 세계 2위의 비료 수출국이다. 

(러시아의 동맹국 벨라루스 역시 세계 6위의 비료 수출국)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비료 수출이 이전보다 감소해, 비료 가격을 끌어올렸다. 

 

 

 

 

 

천연가스와 비료 가격 추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소도 비료 가격 상승의 주원인이다. 

요소 비료의 원료가 천연가스이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는 질소 생산의 75~90%를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1위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감소해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고, 이어서 천연가스에서 원료를 얻는 비료 가격 역시 따라서 급등하게 되었다. 

 

 

 

 

출처 : 아시아경제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농작물과 사료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비용 상승으로 내년도 식량 생산 또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 세계일보

비료의 사용은 그간 농업 생산량을 늘려 인류의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반대로 이제 국제분쟁과 전쟁으로 촉발된 비료 가격 상승은 인류에 다시 식량부족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장기적인 비료의 사용은 인구 증가, 가축 사육 증대로 온실가스 배출의 증가를 일으켜 기후 변화의 주요한 원인이 되어 인류의 존립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과도한 비약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이것이 현실이다. 

 

 

 


 

 

결론 :

①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비료 가격과 식량부족 위기는 계속될 것. 

② 기후 변화가 심화될수록 친환경 비료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 

친환경 비료 생산 업체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