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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용어] 영국 금융위기, 마진콜이란?

by 지또_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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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용어] 영국 금융위기, 마진콜이란?

 

영국 국채 금리 급등(국채 가격 하락)으로 인해 영국 연기금가 상당수의 영국 보험사가 마진콜에 직면해, 

영국발 금융위기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마진콜이란 무엇일까요?

영국 국채 금리 급등과 마진콜은 무슨 상관일까요?

왜 마진콜에 직면해 영국의 금융위기 위험이 커진 걸까요?

 

 

 

 

 

마진콜(margin call)이란 


 

투자를 할 때 자금의 조달 방법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 내 돈 가지고 투자하기. 두번째, 내돈에 빌린 돈을 더해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기. 

 

마진(margin)이란 위의 두번째 방법으로 투자했을 때, 내 돈. 즉 증거금을 뜻합니다. 

주식 투자를 할 때도 증권사 예수금 규모에 따라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할 수 있죠. 

이렇게 마진 투자를 하게 되면 내가 가진 자금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최근 2년간 우리나라에도 열풍이 불었던 이른바 '빚투'의 개념과 같습니다. 

 

통상 선물이나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할 때에는 대부분 거래 대금을 다 내지 않습니다. 

거래대금의 10~20%만 증거금으로 투자해도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주식 신용거래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진 투자는 투자한 자산 가치가 올라가면 은행 이자를 상쇄하고도 남아 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2년간 아파트 값이 폭등했을 때 너도나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산 것도 이걸 노렸었죠.

아파트 값이 오르면 빚을 갚고도 내게 돌아오는 이익이 크니까요. 

 

문제는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그만큼 손실도 커진다는 겁니다. 

만약 내돈 100만원을 투자해 주가가 반토막이 나면 내 손실은 50만원이 될 뿐이지만, 

레버리지를 일으켜 100만원에 400만원을 더해 총 500만원을 투자해 주가가 반토막이 난다면 250만원이 날아갑니다. 내 돈 100만원도 없어지고, 빚도 못갚게 생기는 겁니다. 

이렇게 투자자가 돈을 빌려 투자했다가 못 갚을 일을 대비 하기 위해서 생긴 것이 마진콜이빈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투자 자산의 가치 하락으로 인해 투자 원금의 자기자본 비율이 일정 비율 이상 떨어질 경자기자본, 즉 증거금을 채워넣으라고 요구합니다. 이것이 바로 마진콜입니다.

예전에는 증거금을 채워넣으라는 요구를 보통 전화로 진행했기 때문에 마진'콜'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내 돈 100만원을 증거금으로 하고, 100만원의 레버리지를 걸어, 1주에 10만원짜리인 A회사의 주식 20주를 구매한다고 가정해봅시다. 

A회사의 주식이 오른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20주의 주식은 기존 200만원에서 더 가치가 상승할테니까요. 

문제는 A회사의 주식이 떨어질 때 입니다. A회사의 주식이 만약 10만원에서 5만원이 된다면? 

주식가치 200만원은 100만원이 됩니다. 증거금 100만원이 0원이 되는 것이죠. 

증거금 없이 레버리지만으로 투자를 지속해줄 증권사는 없습니다. 투자는 자선사업이 아니니까요.

이때 마진콜(margin call)이 발생합니다.  증거금 100만원을 빨리 채워 넣으라는 겁니다. 

혹시 추후 주가가 오르면 손실이 메꿔질테니까요. 

 

만약 마진콜에 응하지 않고 증거금을 채워넣지 않으면, 증권사가 투자자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자산을 강제 처분해버리는 이른바 '반대매매'가 발생하게 됩니다. 투자자는 증거금도 잃고 본전도 못찾게 되는 거죠.

 

▶ 반대매매에 대한 포스팅 참고

 

 

주식 반대매매에 대해 알아봅시다

주식 반대매매에 대해 알아봅시다 하락을 거듭하는 국내 주식 시장에 하락의 뇌관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주식 반대매매입니다. 반대매매가 안 그래도 떨어지는 주가지수를 더 떨어뜨리고

econoclass.tistory.com

 

 

마진콜로 파산한 투자가 빌 황(출처 : 트위터 캡쳐)

월가의 투자 큰손이었던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은 마진콜로 인해 파산하게 된 예시 중 하나입니다. 

빌 황은 본인이 운영하는 투자사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에서 보유 자산의 5배가 넘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약 500달러(64조원) 규모의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아케고스의 레버리지 비율은 한때 1000%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빌 황은 중국 바이두, 텐센트뮤직과 같은 중국 기업에 투자했는데 이들 기업의 주가 가치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마진콜을 받았으나 이에 응하지 못하고 2021년 3월 파산했습니다. 

 

 

 

 

 

영국 연기금의 마진콜 위기는?


출처 : 서울경제

 

영국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영국 장기 국채를 담보로 4배의 레버리지를 일으켜 파생상품거래를 해왔습니다.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영국 국채 금리가 낮았기 때문에 담보가 건실했죠. 

문제는 제2의 마거릿 대처를 표방한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가 취임하면서 시작됩니다. 

트러스 영국 총리는 소득세인하와 법인세 인상 철회를 골자로한 대규모 감세와 공공 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줄어든 세수를 메꿀 구체적인 방안은 없었고, 결국 국채 발행을 통해 재정을 감당하는 방법 뿐이었습니다.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국채 가격은 하락합니다. (즉, 국채 금리 상승)

트러스의 감세 정책 발표 이후 영국 국채 금리는 급등했습니다. 

영국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영국 국채를 담보로 레버리지 파생상품투자를 해왔는데, 그 담보의 가치가 무섭게 떨어지기 시작한겁니다. 증거금이 부족해지는 거죠. 

 

그래서 영국 국채 금리 급등 때문에 영국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마진콜에 직면했다는 겁니다.   

 

 

 

 

일시적인 영국 중앙은행(BOE)의 국채 매입


갑작스러운 마진콜 위기에 영국 연기금은 자칫 부도가 날 뻔 했습니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영국 중앙은행이 서둘러 국채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면요. 

 

영국 중앙은행(BOE, 영란은행)은 긴급하게 영국 국채 매입에 나서 국채 금리를 안정화시켰습니다. 

9월 28일에 1차 개입을 시작해 국채 금리가 잠시 떨어졌습니다. 

10월 3일 영국 정부는 소득세 최고 세율 정책을 폐지하며 감세 정책을 일부 철회하기로 했지만, 철회하는 감세 정책 규모가 기존의 4.5%에 불과해 시장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국채 금리는 다시 급등하여 결국 영국 중앙은행은 10월 11일 다시 시장에 개입해 국채를 매입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을 계속할 순 없었습니다. 

국채 매입은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는 것입니다. 미국보다도 높은 영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긴축을 해도 모자란 마당에 국채 매입은 현 상황과 역행되는 움직임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중앙은행은 결국 국채매입을 14일 종료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계획대로 14일 국채 매입을 종료하겠다. 연기금은 그 전까지 준비하라."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

 

 

 


 

영국 중앙은행이 예정대로 14일 국채 매입을 종료하면, 이후 국채 금리는 다시 오를 확률이 높습니다. 

영국 연기금과 보험사는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이것저것 다 팔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기금의 보유 자산 중 5%에 해당한다고 하는 미국의 CLO (대출채권담보부증권)를 비롯해 각종 회사채와 주식, 자산유동화증권(ABS),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매도하고 있습니다. 

 

영국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마진콜에 대응해 증거금을 잘 채워놔야 영국발 금융위기가 안정될 수 있습니다. 

개인이든 기관이든, 경기 하락기에 빚투는 정말 위험한 것을 잘 보여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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