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가 무서운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2008년의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품목들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했습니다. 연초 4.1% 대비해서 1.6%P가 훌쩍 올랐습니다. 체감 물가가 그만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채소와 고기 등 식료품 몇 개만 사도 장보기 비용이 10만원을 훌쩍 넘는건 이제 예삿일이 되었습니다.
물가상승, 즉 인플레이션은 현재 전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8.3% 상승했습니다. 40년만의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영국 또한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9%에 달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장기 디플레이션에 시달려왔던 일본조차도 14년 만에 물가상승률이 2%를 돌파했다고 하니,
인플레이션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인플레이션은 마냥 안 좋기만 한 것일까요?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포스팅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이란?
인플레이션이란 화폐 가치가 하락하여 물가가 전반적으로 지속 상승하는 경제현상입니다.
1990년 대기업 대졸 평균 초임은 월 60만원이었습니다. 2020년 대기업 대졸 평균 초임은 월 290만원 이라고 합니다. 30년 전에 비해서 월급이 5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30년 동안 월급만 오른 것이 아닙니다. 짜장면 값을 보겠습니다.
1990년 짜장면 한 그릇은 800원 이었지만, 2020년 짜장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6,000원입니다. 30년 전에 비해 짜장면 값은 7.5배 올랐습니다.
1990년의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은 월급으로 짜장면 750그릇을 사먹을 수 있었지만,
2020년의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은 월급으로 짜장면 480그릇을 사먹을 수 있습니다.
30년 동안 소득이 올랐지만 화폐 가치가 꾸준히 하락하고 물가가 계속 오르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실질소득이 크게 오르지 않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는 크게 ①수요원인(수요견인설) ②공급원인(비용인상설) 2가지가 있습니다.
① 수요견인설 : 초과 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
수요견인설은 제품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이론입니다.
이때 초과수요는 실물 수요가 계속 증가하거나 통화량의 증가로 인해 발생합니다.
실물 수요의 증가는 오픈런을 할 정도로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물량은 한정되어 있어 자고 일어나면 값이 올라있던 럭셔리 브랜드의 명품백 가격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통화량의 증가는 정부가 돈을 많이 찍어 시장에 돈이 많이 돌고 있을 때인데요,
통화량이 많아져 화폐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물가가 오르게 됩니다.
② 비용인상설 : 제품의 생산 비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
비용인상설은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비용(원자재가격, 임금 등)이 상승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이론입니다.
최근 곡물값이 오르면서 라면과 빵은 물론 곡물을 사료로 하는 돼지, 닭 등 고기 값까지 오른 현상은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의 명확한 예시입니다.
인플레이션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중,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 자체에만 집중되어 부정적인 이미지로 언급되었습니다만, 인플레이션은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 모두를 갖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의 긍정적 효과 ① 경제 활성화
만약 물가가 오르지 않고 그대로 정체한다면 어떨까요? 내일도, 다음 달도, 내년에도 가격이 똑같을 거라면 소비자들은 소비를 서두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상승세가 보이면, 소비자들은 조금 더 빨리 물건을 구입하려 할 것입니다. 좀 더 늦게 구매할수록 비싸게 사게 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이처럼 적절한 인플레이션은 자연스러운 소비 증가를 유도하고, 기업의 매출과 이익을 증가시킵니다. 기업은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늘리고, 생산인력도 더 고용할 것입니다. 생산과 투자를 늘리며 원자재 값은 상승하고 금리도 인상됩니다. 기업은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자연스럽게 물가 상승이 이루어집니다. 고용이 늘어났기 때문에 소득량도 증가하여, 수요는 다시 또 오릅니다. 이렇게 경제의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인플레이션의 긍정적 효과 ② 부채 감소 효과
물가가 상승하며 화폐 가치가 떨어지므로, 채무자에게는 부채 감소 효과가 있습니다.
만약 100만원을 빌렸는데 물가가 3% 오른다면, 부채를 갚을 때에는 돈의 가치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빌릴 당시의 100만원과 같은 부담이 아닌 97만원의 부담이 됩니다.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채무자에게는 천국, 채권자에게는 지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의 부정적 효과 ① 빈익빈 부익부 (벼락거지의 탄생)
화폐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므로 고정적으로 돈을 받는 봉급생활자나 연금생활자는
점점 가진 소득으로 구매 가능한 재화의 양이 줄어들어 불리합니다. 반면에 부동산 같은 실물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득을 보게 됩니다. 현금이나 예금같은 금융자산의 가치도 떨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축을 하기 보다는 단기적인 소비에 집중하고, 부동산 투기와 같은 불건전한 거래도 늘어납니다. 이로 인한 소득의 양극화가 심해집니다.
인플레이션의 부정적 효과 ② 국제 수지 악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국내 생산 제품의 가격은 상승하고, 해외 수입 제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듭니다. 이로 인해 국내 생산 제품의 수출 가격을 올려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반대로 수입은 늘어나게 되어 무역적자를 야기하게 됩니다.
인플레이션 해결 방안
만약 경제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나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해결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에 따라 다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경우
정부는 초과 수요를 줄이려는 정책을 시행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전세계적인 추세가 된 금리인상입니다.
금리를 높여 저축을 장려하고 돈을 빌리는 것을 줄이게 해 시중의 통화량을 감소시킵니다.
또한 국가의 지출을 늘려 통화 공급량을 줄이거나, 세금을 늘려 늘어난 수요를 감소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경우
이 경우에는 수요를 억제하면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정부 주도로 기업의 세금을 감면해주거나 임금 상승의 한계를 정해 임금인상을 억제함으로써 생산비 감소를 통한 물가 안정을 유도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세계가 맞닥뜨린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공급 확대로 인한 수요 증가와 작년부터 이어진 물류 대란 및 올해 초 러시아로 인한 불안정한 국제정세 등으로 발생한 비용 상승 2가지 원인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였습니다.
올해부터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는데,
원자재값 상승을 불러일으킨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함께 해결되어야 금리 인상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기간에 인플레이션이 해결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이니,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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