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에 대해 알아봅시다
물가와 물가상승
물가(物價)란 말 그대로 물건의 값.
시장에서 유통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을 뜻합니다.
이 물가란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오르기 마련입니다.
경제가 성장하며 소비와 투자가 활발해지면 재화, 서비스와 함께 상품을 만드는 원재료와 부품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합니다. 이에 따라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하고, 이는 더 많은 소비를 일으키며 물가가 다시 오르기 때문입니다.
영화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자> 속 송강호 배우가 연기한 주인공 만섭은 1980년의 택시운전사입니다.
만섭은 택시비로 10만원을 지불하겠다는 독일 기자의 말에, 그를 태우고 광주로 향합니다.
오늘날 10만원을 갖고 택시를 타면 광주까지 가는 것은 어림도 없습니다.
강남역에서 출발한다면 청주공항까지 가는 데 드는 택시비가 10만원 남짓입니다.
1980년에는 라면이 100원, 소주 한 병이 200원, 짜장면 한 그릇이 500원 이었고, 대기업의 과장급 월급이 50만원, 서울 아파트 한 채가 1200만원이었습니다.
오늘날의 물가로 환산하면 1980년의 10만원은 오늘날 400만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만섭(송강호)이 밀린 월세를 갚을 요량으로 여러 어려움을 무릅쓰고 광주로 향할만한 금액입니다.
1980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714달러였고,
2021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516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번 소득 전부를 인구 수로 나눈 것입니다.
지난 40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크게 성장하며 1980년의 10만원이 오늘날 400만원의 가치이듯 물가도 지속적으로 올랐습니다.
과도한 물가상승이 안좋은 이유
이처럼 물가는 경제 성장에 따라 오르지만, 물가가 오르는 정도는 적정해야 합니다.
물가가 너무 급격하게 오르면 왜 안 좋은 걸까요?
첫 번째, 물가가 너무 오르면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집니다.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 근로소득으로 먹고 사는 일반 국민은 똑같이 일을 해도 버는 돈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달 한 개에 1000원 하던 사과가 이번 달에는 물가가 올라 1500원이 되었다고 봅시다. 만 원 한 장으로 지난달에는 사과 10개를 살 수 있었는데, 같은 돈으로 이번 달에는 사과를 6개 밖에 못삽니다.
월급을 돈으로 받는 임금 노동자에게 가파른 물가상승은 이렇듯 소비력을 떨어뜨립니다. 물가 상승으로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노동자의 임금도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국민의 생활에 부담이 가중되면 이는 사회 정치 불안을 야기합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번 돈으로 먹고 사는게 어려워지면 국민은 정부와 국가에 대한 원망과 불신을 갖게 됩니다.
최근 식량과 에너지 가격의 상승으로 세계 각국의 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졌던 일본마저도 2%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물가상승이 심각한 나라들에는 정치 불안 상황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70%가 넘는 튀르키예(터키)에서는 국민들의 정부 교체 요구가 늘어나고 있고, 국가 채무 불이행 사태에 빠진 스리랑카는 6월 물가상승률이 54.6%를 기록하며 최근 정치 시위가 일어나고 대통령이 사임했습니다. 영국은 물가상승률 9%에 세금까지 인상하며 지지율이 떨어진 보리스 존슨 총리가 최근 총리직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8.6%로, 4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물가상승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 역시 물가상승과 반비례하여 바이든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과도한 물가상승은 정치 불안 뿐 아니라, 사회 건전성도 위협합니다.
임금 상승이 물가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 실질 소득이 감소한 공무원과 정부 관계자가 뇌물과 부패의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2012년 튀니지에서는 경찰의 뇌물 요구에 시달리던 과일 노점상이 분신을 하며, 이는 곧 아랍의 봄을 촉발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가안정은 중앙은행의 목표
이처럼 물가는 급격하게 오를 경우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킵니다.
특히나 이런 경우에는 가진 게 없는 사회적 약자에게 그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쉽게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물가가 올라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사람이라면, 평소에 돈까스 김밥을 사먹던 것을 바꾸어 일반 김밥을 사먹으면 됩니다. 하지만 근근이 일반 김밥을 사 먹던 사람은 물가가 오르면 그 마저도 사먹지 못하고 굶을 처지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급격한 물가상승이 서민들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보다 아시아,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회 불안이 더 크게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본관에 물가안정 4글자를 위엄 있게 박아두고, 그 설립 목적을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나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에 두고 있습니다.
적정한 물가상승률은 2%
그렇다면 적정한 물가상승이란 어느 정도 일까요?
미국연방준비제도(Fed) 및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의 목표치를 2%로 잡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2%일 대 가장 이상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가상승이 2%를 넘어가면 노동자의 임금 인상 요구가 커지고, 이에 따라 임금이 오르면 기업의 이익이 떨어져 주가가 하락하고 생산이 감소하여 경제의 불안정성이 심화됩니다.
반대로 물가상승이 2%보다 낮으면 미래의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사람들이 소비를 미룹니다. 이는 기업의 재고를 늘리고 생산의 감소를 야기하며, 또다시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불러 경기를 침체시킵니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상승이 적정한 수준에서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물가 상승률이 8%대에 육박하자 미국이 경기 침체 위험을 무릅쓰고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제를 통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목표를 전년 동기대비 2% 상승하는 것을 목표로 통화 정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물가상승률이 6%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자, 한국은행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단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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