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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그린 택소노미, 원전과 천연가스 포함

by 지또_ 202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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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그린 택소노미, 원전과 천연가스 포함

 

 

 

지난 76일 유럽 의회가 본회의에서 원자력 발전과 천연가스를 EU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EU의 그린 택소노미란 무엇일까요?

원자력 발전과 천연가스가 택소노미에 포함된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오늘은 EU 그린 택소노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유럽연합 그린 택소노미

 

택소노미란 분류하다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Tassein’과 규칙을 뜻하는 그리스어 ‘Nomos’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로 분류체계를 의미합니다.

 

유럽연합(EU)의 그린 택소노미‘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을 분류하는 것입니다.

온실가스 배출의 증가로 지구의 온도는 인류의 산업혁명 시기보다 약 1.1도 올랐습니다.

현재 기후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보다 높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이상 기온이 오르면 해수면은 지금보다 10cm 높아져 세계 곳곳이 침수되고, 물은 50% 더 부족해지는 등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협되기 때문입니다.

대문에 온실가스, 탄소 배출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EU는 그린 택소노미 도입을 통해 기업과 사업자들이 사업을 진행하고 신규 투자를 추진할 때 참고할 만한 녹색 경제활동의 기준을 제시해, 친환경 투자와 사업을 늘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더 이상의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을 막는 것이 EU 그린 택소노미 도입의 목표입니다.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의 택소노미 포함

 

EU의 그린 택소노미는 20206월 처음 발표되었고,

당시에는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는 택소노미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원자력 발전은 사고 시 위험도가 크고,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며,

천연 가스는 석탄보다 낫긴 하나, 이 역시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 방식이 아니라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원자력 발전과 가스 활용도가 높은 프랑스, 핀란드, 폴란드, 체코 등은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가 택소노미에서 제외될 경우 투자가 막혀 에너지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이들 나라는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를 친환경으로 분류해 택소노미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로 대표적인 탈원전 국가인 독일을 비롯한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덴마크 등은 방사성 폐기물과 온실 가스를 배출하는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를 친환경으로 볼 수 없다며 이 발전 방식의 택소노미 포함을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난이 발생하며 에너지 수급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의 택소노미 포함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또한 2050년까지 탄소 배출 넷 제로(Net Zero), 즉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 같은 ‘과도기적 에너지’가 불가피하게 필요하다는 논리도 설득력을 발휘했습니다.

 

  결국 유럽집행위원회에서 참여의원 639명 중 과반인 328명이 찬성하며,

유럽 연합은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를 최종적으로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2311일부터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가 포함된 유럽 연합의 그린 택소노미가 시행됩니다.

 

 

 

 

 

 

 유럽 그린 택소노미 우리나라 영향

 

친환경 투자기준인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되었으므로,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는 유럽에서 친환경 사업으로 인정되며 이들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 관련 사업도 유럽을 공략하며 대통령까지 나서 지난 나토 회의에서 세일즈 외교에 나선 것에서도 그 기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가 EU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되는 것이 즉각적으로 우리나라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 에너지는 택소노미에 포함된 대신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기 때문입니다.

천연 가스 발전의 경우 1kWh 발전량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70g까지 낮춰야 합니다.

원자력 발전의 경우 사고저항성 핵연료를 사용해야 하고, 고준위 핵폐기물 매립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그러나 사고저항성 핵연료는 아직 미상용화 상태로 상용화는 2030년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핵 폐기물 매립장 확보 역시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EU의 그린 택소노미에 원자력 발전이 포함된 데에 대해 원전 활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세계 추세가 전환되었다고 하지만, 유럽 연합이 내세운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원전 관련 기술 발전이 원전 사업 수출 관련 과제가 되었습니다.

 

 


 

 

금번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의 EU 그린 택소노미 포함으로 인해,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즉, K-택소노미에도 원자력 발전이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EU 택소노미의 조건이 매우 높은 수준이므로, 세계적인 추세와 비슷한 수준을 택소노미 포함 조건으로 내걸어야 하는 정부로서는 신중하게 원자력 발전 반영을 따질 것입니다.

EU가 원자력 발전과 천연 가스를 포함시키긴 하였으나, 그린 택소노미의 궁극적 목표는 어디까지나 탄소 중립 실현입니다. 탄소 배출 감축 및 재생 에너지 확대에 대한 유럽 연합의 의지는 변함이 없음이 택소노미로 명확히 드러납니다.

앞으로의 환경 경제 관련 전세계적인 추세와 우리 정부의 향후 행보를 중점적으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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