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또의 슬기로운 생활/경제

우리나라 식량자급률

by 지또_ 2022. 7. 20.
반응형

우리나라 식량자급률 

*본 포스팅은 『식량위기 대한민국』(남재작)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식량 가격 급등 현황

출처 : 이코노미스트

식량 가격이 급격히 올랐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코로나 이전인 18~19년 월평균 95포인트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월평균 125.7포인트로 급등하더니, 올해 들어 지난 3월에는 159.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최근 조금 하락해 지난 6154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입니다.

국제곡물이사회와 시카고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쌀가격은 1톤당 평년 923달러에서 지난 61439달러로 올랐습니다. 밀은 187달러에서 386달러로, 대두는 337달러에서 624달러로, 옥수수는 154달러에서 302달러로 올랐습니다.

주요 식량 곡물 가격이 모두 두 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이처럼 식량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수급 불안 때문입니다.

21년 북반구 미국 오클라호마, 아칸소, 아이오와주는 예외적으로 습하고 추웠고, 남반구 남미와 호주에서는 라니냐 현상이 심화했습니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벼와 밀이 흉작을 기록했고, 이는 21년부터 식량 가격이 상승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세계 수출 밀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세계적인 밀 공급 불안정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밀 생산 2위 국가인 인도는 자국 식량 안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제한해 글로벌 밀 수급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 현황

식량 가격의 상승은 우리나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밀가루 가격이 오르자 관련 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습니다.

뚜레쥬르는 최초 빵 가격을 10% 이상 인상했고, 롯데리아·KFC·써브웨이 등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는 지난 1월에 이어 6월에 또 가격을 올렸습니다. 9년간 가격변동이 없던 오리온 초코파이조차 조만간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곡물 가격이 오르자 사료값도 오르고, 사료값이 오르니 육류 가격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식량 가격 급등에 우리나라 물가가 덩달아 출렁이는 것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 곡물자급률이 낮기 때문입니다.

한국정밀농업연구소 남재작 소장의 저서 <식량위기 대한민국>을 참고하여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용어 정리부터 하겠습니다.

식량자급률이란 사람이 먹는 주곡작물(쌀, 밀, 콩 등)의 자급률을 뜻하며,

곡물자급률식용뿐만 아니라 사료용을 포함하는 곡물 전체의 자급률입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5%, 곡물자급률은 21%입니다.

1990년 기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70%, 곡물자급률은 43%였는데, 30년 만에 20%P 넘게 하락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쌀은 거의 자급하지만, 밀은 거의 전량 수입하고 있습니다. 옥수수의 자급률은 3%, 콩 자급률은 25%입니다.

향후 기후변화가 심화하고 전쟁 이슈가 장기화되어 국제적인 식량수급이 더욱 불안해진다면, 당장 우리 밥상에 악영향이 끼칠 수 있습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최악의 경우 밥상 물가가 오르는 것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식량자급률이 37%로 우리나라보다도 더 낮은 일본의 농림수산성은 식료품 수입이 끊겨 자국 생산 식료품으로만 밥상을 차려야하는 경우를 가정한 식단을 발표해습니다.

수입이 끊기면 우유는 4일에 한 잔 마실 수 있고, 달걀은 13일에 한 알, 구운 고기는 2주에 한 접시 먹을 수 있습니다. 자국 생산 식료품만 먹을 수 있으므로 주로 쌀과 채소만 먹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풍족하지 않습니다.

 

식량수입이 끊길 경우 국산 식료품으로만 구성한 일본 식단 (일본후생노동성)

※ 식량 수입이 끊겨 자국 식품으로만 구성해야하는 일본 식단 가정
- 아침 : 쌀밥 한 그릇, 채소절임과 낫또
- 점심 : 우동 한 그릇, 샐러드, 사과 한 쪽
- 저녁 : 쌀밥 한 그릇, 채소볶음 두 접시, 구운 생선 반 토막

만약 식량 수입이 끊기는 같은 상황이 우리나라에도 벌어진다면, 우리나라의 밥상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고기 좋아하고 먹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마도 재앙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 높이기 어려운 이유

그렇다면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지난 30년간 쭉 감소해왔는데,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이제와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어렵습니다.

 

우리나라가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어려운 이유

첫 번째, 농경지가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국토 중 65%가 산림으로 자연적으로 농경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1980년대 이후 농경지는 기존 230만 헥타르에서 160만 헥타르로 감소했습니다. 산간농지는 인구감소로 숲이 되었고, 도시개발로 기존의 농경지가 다른 목적으로 전용되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농업 인구의 농업 소득이 적고, 농업 인구연령은 고령화되어 농업 경제성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2020년 우리나라 농가의 평균 경지면적은 1헥타르 남짓으로 규모가 영세합니다. 농업 소득이 연간 천만원 미만인 농가 비중이 70% 이상이며, 도시 가구 대비 농가의 소득은 65% 수준입니다. 도시 가구가 한 달에 100만원을 벌면 농가는 65만원을 번다는 겁니다.

농업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은 절반을 넘었고, 그나마 젊은 농부들은 시설 원예나 과수 생산 중심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농업 인구 확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세 번째, 농산물 관세 보호 장벽이 없어 국산 농산물이 값싼 수입 농산물과 경쟁하기 어렵습니다. 

연간 250만 톤 소비되는 밀이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 밀에 비해 수입 밀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밀 농업이 발달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밀 자급률은 0.7%입니다.

 

 

 

 

 

 우리나라 식량안보 지키는 방법

식량자급률을 더 높이기 어렵다면, 우리나라는 식량 안보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마냥 손가락을 빨고 있을 순 없습니다.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식량안보를 지키는 방법은 외부로부터의 식량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것입니다.

 

첫째, 식량 수입망을 다변화합니다.

우리나라의 곡물 수입은 흔히 ABCD라고 불리는 글로벌 4대 곡물대기업(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 벙기, 카길, 루이스드레퓌스)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곡물 수입 국가 비중
미국, 호주, 우크라이나 80%
미국, 브라질 93.1%
옥수수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82.5%

 

밀은 80% 이상을 미국·호주·우크라이나 3개국에서, 콩은 90% 이상을 미국·브라질에서, 옥수수는 80% 이상을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합니다.

이처럼 한정된 국가에 식량 수입을 의존하면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합니다.

최근 인도의 사례처럼 어느 한 나라가 자국 식량 안보를 앞세워 수출을 막으면 당장이라도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식량자급률이 10%밖에 안 되는 싱가포르는 170개국에서 식품을 수입하여 전략적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식량 수입국을 다양화해 리스크를 최대한 분산시켜야 합니다.

 

둘째, 해외 직접 생산을 통해 식량 공급망을 다변화합니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 팜 농장을 운영하고, 미얀마에서 벼 도정공장, 우크라이나에서는 곡물 엘리베이터를 확보하여 직접적으로 식량 수입에 참여합니다. 이같은 해외 직접 생산을 확대하면 공급 리스크에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합니다.

 

셋째, 해외 식량 생산 관련 정보 수집과 분석역량을 강화합니다.

대표적으로 개발도상국 해외 농업 정부개발원조(ODA)를 늘리는 것이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프라 투자와 농업 기술 지원을 통해 해외 농업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역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정보력이 높아질수록, 글로벌 식량 공급망 파악 및 리스크 대비가 더욱 용이할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