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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왜 통화스와프에 소극적일까?

by 지또_ 202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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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왜 통화스와프에 소극적일까?

 

 

 

 

 

 

 환율 상승 지속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15일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326.1원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남아있던 2009429일 달러당 1340.7원 이후 가장 높게 오른 수치입니다.

요즈음의 상승세를 제외하고, 환율이 높게 올랐던 것은 지난 2020년 초 코로나가 막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입니다. 당시 환율은 한때 달러당 1296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에 외화자금 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자 2020319일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총한도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통화스와프를 통해 환율은 다시 하락하며 진정세를 되찾았고, 미 연준이 한창 유동성 완화 정책을 시행할 때에는 달러당 108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올해 초까지 달러당 1200원대의 환율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올해 3월부터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양적 긴축을 시행하며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시중에 달러 유동성이 감소하고, 미국 금리가 높아지며 우리나라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불투명

 

다음 주 진행될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1.0% 추가 인상이 예상됩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환율은 더 오를 위험이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6월 사상 첫 빅스텝을 밟으며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상승을 방어하려 합니다. 그러나 미국처럼 자이언트스텝 수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을 하기에는 경제적 충격 우려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외에 또 다른 환율 상승 방어책으로 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있습니다.

통화스와프란 협정을 맺은 국가 간 현재 환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 돈을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최초 협정 시의 환율로 다시 돈을 재교환하는 것입니다. 우리 외환 당국 입장에서는 이른바 달러를 당겨 쓸 수 있기에,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203월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지난 202112월 체결이 연장 없이 자동 만료되었습니다.

지난 719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방한 시, 미국에 적극적으로 통화스와프를 어필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통화스와프는 미국 정부가 아닌 연준의 관할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요구는 어렵다며 추경호 경제 부총리는 이런 주장에 선을 그었습니다.

재닛 옐런 장관도 실제로 방한 당시 통화스와프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옐런 장관과 회의한 추경호 경제 부총리에 따르면 ‘양국이 필요 시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하는 데 대한 인식을 공유’만 한 상황입니다.

 

 

 

 미국이 한미 통화스와프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

 

이러한 인식 공유에 대해 통화스와프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는 하지만, 미국이 통화스와프에 그리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 같아 보입니다.

현재 미국의 입장에서는 통화스와프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합니다.

미국으로서는 굳이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할 필요성이 부족합니다.

첫 번째,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8.3%, 58.6%에 이어 69.1%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계속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런 높아지는 물가상승률을 잠재우기 위함입니다. 가파른 물가상승률로 지지율이 지속 하락하자 바이든 정부는 11월 중간 선거까지 물가상승률을 낮춰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 대비 달러 강세는 한국 제품 수입 시 미국에 유리합니다. 같은 달러를 가지고 더 많은 제품을 수입할 수 있으니 미국의 수입 물가 안정에 좋은 것입니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형평성을 갖추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도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지금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입 물가 효과를 포기해야 합니다.

 

두 번째, 미국은 유동성을 회수하는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달러를 회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과 막대한 규모의 양적 긴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시장 유동성을 줄여나가고 있는데, 통화스와프를 통해 굳이 달러를 풀을 이유가 없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가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미국은 통화스와프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동안 높은 수준의 원달러 환율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법무법인 김앤장의 김형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에서 미 연준이 통화스와프 대상을 확대할 유인이 없다. 연준과 한국은행 간의 차원이 아닌 경제 안보, 동맹 강화, 미국에의 반도체 투자 확대 등과 연계해 설득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당장의 통화스와프는 어렵겠지만 다각도로 환율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에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금리 인상 규모를 줄이고, 한미 금리역전 가능성이 줄어들 때까지 환율은 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미국의 긴축 속도가 완화되면 환율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과 금리 인상 규모를 관찰하며 앞으로의 환율 변화를 기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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